시라노연애조작단 ㅣ 자아 연출의 사회학
2023/12/01
그 친구를 보면 종종 신은 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180cm를 훌쩍 뛰어넘는 키에 넓은 어깨. 콧등은 샤프하고 턱선은 터프하니, 와 ~ 그뿐인가, 숱 많은 머리에 100% 직모'이어라.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 여기까지는 좋다. 완벽하다, 와 ! 문제는 그가 입을 열면 발생한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중에 하필 아쟁'이어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음이 정확하지도 않으면서 말은 천리마보다 빠르니, 그의 새된 목소리를 오래 듣다 보면 짜증이 난다. 우, 백마 탄 왕자에 달뜬 여성들.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기색이 뚜렷할수록 나는 화색이 돈다. 그래, 신은 공평하구나.
그래서 그랬을까 ? 그는 내 목소리를 존경했다. 오타가 아니다. 그 친구는 실제로 내 목소리를 존경했다. 그럴수록 나는 입으로 비올라를 연주하고는 했다. 둥둥둥둥. 저음이란 이런 것이여 ! 시라노 드베르주라크, 그는 귀족 가문으로 뛰어난 검객이자 언변이 뛰어난 시인으로 문무(文武)를 겸비한 재사(才士)이자 셀럽이었다. 또한 정의로운 남자여서 불의를 보면 주저없이 칼을 뽑고는 했으니 상남자 중에서도 상남자'라 할 만하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지독히도 못생긴 코를 선물했으니 얼굴 한가운데 박힌 것은 아아...
@최서우 ㅎㅎㅎ 목소리가 밥 먹여주는 거 아니니까요.. ㅎㅎ저도 소리 성애자여서 목소리 좋은 사람들 보면 부럽더라고요..
결국 사랑이란 조작질 반 진심 반이 섞여야 성공 확률은 높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
제가 목소리 좋은 사람을 좋아합니다.그래서 예전에 목소리좋은사람에게 훅~가서 오랫동안 짝사랑한적 있는데 그 사람이랑 결혼한 친구는 의외로 안행복해합니다. ㅎㅎ
어쨋거나 진심을 전한다고 사랑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는말에 공감해요.조작을 해야 성공하죠::
@이문연 매우 훌륭한 사회학 서적입니다. 강추 !!!!!!
책 추천 감사합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 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