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을 노리는 '자주의 횃불' 남총련 의장 정의찬에게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12/16
국회의원을 노리는 '자주의 횃불' 남총련 의장 정의찬에게 

1793년 프랑스 로베스피에르의 공포 정치가 극에 달하던 시기, 프랑스 혁명의 지도자 강누데 하나였던 롤랑 부인이 사형대에 섭니다. 시퍼런 칼날 앞에서 그녀는 남길 말이 떠올랐다며 펜과 종이를 요구하지만 거부당하죠. 그리고 이런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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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유여 인간들은 너의 이름으로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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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외치며 일어선 혁명이, 혁명 이전의 구체제보다 더 원기왕성하게 사람들의 목숨을 삼키는 아이러니를 처절하게 표현한 말이겠죠. 여기에 ‘정의’를 넣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오 ‘정의’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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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운동은 대의를 가지고 정의감으로 시작합니다. 억눌린 자 쳐들고 굽은 것 펴며, 인간의 보다 많은 자유와 평등과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자부하면서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동료와 어깨를 걸며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인류가 발전해 온 과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 여러 장소에서 이 정의감은 독선으로 변하고, 불의로 규정한 이들에 대한 증오로 화하며, 인간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되레 인간을 죽이는 일 또한 흔했습니다. 인류가 뼈아프게 자책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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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 주역들의 현실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으나 20세기 후반 한국 학생운동의 역사는 후손들에게, 또 세계에 널리 자랑하기에 손색이 없는 서사라고 생각합니다. 백주에 사람을 죽인 학살자가 설치는 칠흑 속에서, 제 몸을 불태우고 제 살을 깎아가며 맞섰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느 시대 어다에서든 귀감이 될 만합니다. 그러나 한국 학생운동에도 지울 수 없는 오점들이 몇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1998년 5월 27일 전남대학교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살인 사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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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7년 전, 그러니까 1980년 5월 27일은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함락된 날입니다. 광주의 횃불이 꺼진 ...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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