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0
얼룩소에서 여러 의미있는 기획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는 '임금토론 프로젝트'가 나왔군요. 이번에도 여러 유익한 정보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한국 노동시장의 임금 수준과 임금 인상율의 격차를 볼 때 업종보다는 기업의 규모와 노조 유무를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러 한계와 결함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발전시켜 온 마르크스의 통찰에서 찾을 수 있는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는 ‘모든 상품이 수요와 공급의 경쟁에 따라서 그 가격이 형성되듯이, 노동력이라는 상품도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경쟁에 따라서 그 가격이 형성된다. 여기서 노동력 공급자들이 얼마나 단결하고 조직돼 있는가는 중요하다’는 통찰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통찰을 이어서 ‘노조의 창과 방패 효과’ 가설로 한국 노동시장 격차 확대의 배경과 결과, 그 효과를 거듭 지적해 온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특히 1997년 경제위기와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 이후 한국 경제가 겪은 변화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때가 한국 경제가 신자유주의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분기점이었기 때문입니다.
1997년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노동자들과 노동시장에서 불어닥친 변화였습니다. 특히 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들이 중요했죠. 물론 그럼에도 노동조합이라는 ‘방패’가 있는 곳에서는 신자유주의 공격이 아주 순조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신자유주의화는 기업 내부노동시장의 해체보다는 외부노동시장의 확대라는 양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사용자들은 기업 내부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욕심대로 할 수 없는 조건에서 외부노동시장 확대라는 전략을 추구했다. 그 결과 한편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중심이 축소되고 다른 한편 분절이 심화되었다.”(정이환, <한국 고용체제론>)
외주화, 사내하청,...
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