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같은 마음 by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10/01

엄마가 늙은 호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십니다
아들 호박죽 먹을래 ? 안 먹어요
그리고도 엄마는 늙은 호박 하나를 들었다 한참을 서성이다 내려놓습니다
늙은 호박 한 덩이를 사서 호박죽을 끓이면 한참을 두고 먹어야 하고 엄마 혼자 먹으면 맛도 없으니
아무도 안 먹는 호박 이 사는 게 신나지 않으셨나 봐요

엄마가 늙은 호박 하나를 손으로 들고 눈으로 으깨어 삶은 팥과 섞어 찹쌀가루를 넣고 끊이시며 저으십니다
늙은 호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시며 엄마 눈 속에서 담긴 호박죽이 그릇에 담깁니다
아들~ 엄마!! 지난번 호박죽 먹어 봤는데 디따 맛있더라 우리 영자씨 그렇게 맛있게 잘 만들 수 있나
한번 봅시다
엄마가 환히 웃습니다 아들이 먹고 싶다는 데 해줘야지~아들 좋아하는 밤도 넣어줄까?

이번 주에 엄마에게 갈 땐 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