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될게
2022/11/27
보수는 지키는 것입니다. 사전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무엇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는 사전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저는 보수에 대한 논의에서 이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동시에 지킬 수 없으니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목적 없이 수동적으로 지키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보수였지만, 보수가 뭔지 잘 모르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까지 제가 생각했던 보수는 지금 생각해 보면 수구에 가까웠습니다. 5·18 기념식에서 모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멋있어 보였습니다. 세상의 시선이 세월호에 몰려있을 때 ‘그 사안만 있는 게 아닌데’,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라면 다 부정해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세월호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애써 외면하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그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겪으며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후 처음으로 지지했던 사람이, 어쩌면 그의 모든 면이 다른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저에게 큰 고통이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는 그래도 잘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