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가 되나요? A: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한지도 벌써 2년이 되었네요. 많은 친구들이 종종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 제게 질문을 하곤 합니다.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 도움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 주변 사람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고, 단순히 호기심에 질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최대한 아는 선에서 대답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외면하는 것은 친구의 도리가 아니기도 하고, 설령 친구 본인이 아니라 친구의 친구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바쁘지 않으면 도와주려고 합니다. 언젠가 제 사무실을 차리게 되었을 때 그 친구들이 저를 기억하기를 바라면서요.
다만, 법률상담 또는 법률자문을 구할 때 서로 알아두면 좋은 사항 몇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업무상 법률상담이든, 친구로부터의 법률상담이든 거의 대부분의 경우 '결론적으로 A가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B가 될 수도 있다.'라고 답변하게 됩니다. 그러면 사실 실망하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늘 빠져나갈 구석을 만든다.'라는 푸념 아닌 푸념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업무상 자문을 할 때는 실무부서에서 '그래서 결국 A라는 것이냐 B라는 것이냐. 확실하게 답을 달라'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요하게 추가질문을 해서 결국 A, B중에 하나의 답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업무상 상담이나 자문을 하는 경우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답변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법조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상황에서 모든 경우에 단순히 책임 회피를 위해 모호한 대답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모호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법률은 딱 떨어지는 정답이 나오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가장 단순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가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은 '경우에 따라 살인죄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입니다. 사람을 죽...
@김재경 저도 정치외교학과 졸업했는데 반갑네요 ㅎㅎ 정치외교학과에서 그런 수업도 한다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정외과에서 법 관련된 과목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는데 확실히 정치와 법이 밀접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요즘 의대정원 이슈에서 뜬금없이 사법부가 개입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요. 아무튼 저도 학부시절 생각이 무럭무럭 나네요 ㅎㅎ
정치외교학과 학부 수업에서, 가볍게 '법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는 아니지만 국회의 입법을 다루는 학문이다보니 입법과정을 느껴보고 알아보자는 취지로 진행하는 수업이었는대요. 당시 저는 정당방위와 관련된 형법을 개정하며 '반드시'라는 문구를 넣었고, 교수님이 그런 표현은 실제로 법률안에 쓰면 위험하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본문을 읽으니 당시 수업 생각이 나네요 ㅎㅎ
현장에 계신 분만 아는 고충과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김재경 저도 정치외교학과 졸업했는데 반갑네요 ㅎㅎ 정치외교학과에서 그런 수업도 한다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정외과에서 법 관련된 과목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는데 확실히 정치와 법이 밀접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요즘 의대정원 이슈에서 뜬금없이 사법부가 개입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요. 아무튼 저도 학부시절 생각이 무럭무럭 나네요 ㅎㅎ
정치외교학과 학부 수업에서, 가볍게 '법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는 아니지만 국회의 입법을 다루는 학문이다보니 입법과정을 느껴보고 알아보자는 취지로 진행하는 수업이었는대요. 당시 저는 정당방위와 관련된 형법을 개정하며 '반드시'라는 문구를 넣었고, 교수님이 그런 표현은 실제로 법률안에 쓰면 위험하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본문을 읽으니 당시 수업 생각이 나네요 ㅎㅎ
현장에 계신 분만 아는 고충과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