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가 내린다

수달씨
수달씨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합니다
2023/09/26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일단 글을 쓰기로 했다. 오늘도 비가내린다. 여름 내내 괴롭히더니 가을까지 이어지는 비. 덕분에 농사도 꽃도 다 포기하고 온통 풀밭이 된 마당을 하염없이 바라만 본다. 

마당이 너무 좋았던 때가 있었다. 해가 나면 싱그러워 좋았고 비가 오면 밭에 물을 안줘도 되서 좋았다. 잡초 속 벌레들마저 사랑스러웠던 때가 있었다. 시골집 4년차, 이제 해볼 건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오고 첫 해, 손님도 제법 많이 치르고 주말이든 평일이든 숯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이제는 캠핑을 가도 고기를 굽지 않는다. 꽃도 심지 않은지 오래다. 화원에 색색의 국화가 가득 들어오는데 그저 남의 일 같다. 

모든 것은 쌍방이다. 날씨 탓만을 하기엔 나도 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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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 합니다. 시골집과 마당을 가꿉니다. 서점 주인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 <어쩌다 마당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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