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감옥 시찰기 - 최월동 형무관의 「나의 시찰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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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7/27
미국 감옥의 모습 (시사저널)

1950년대 미국 감옥 시찰기 - 최월동 형무관의 「나의 시찰행정」

「나의 시찰행정」의 또 다른 특징은 1950년대 내면화된 발전 담론과 현대적 인식을 부각시키는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형정』 전문 잡지에 실렸음에도 불구하고 최월동 기사의 상당 부분은 감옥 제도와 상관없이 미국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현대 기술에 주력했다. 이 부분에 지나치게 주목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1950년대 빈곤한 한국사회 사람들이 미국으로 여행갈 기회가 별로 없었다.

사학자인 허은의 1950년대 한국인 渡美연수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1950년대 중반에 원조 기관의 지원으로 미국에 시찰여행 간 한국 지식인들의 대부분은 미국의 자동화된 일상과 현대 기술이 개선된 생활양식에 놀랐고 이것이 미국의 우월성의 상징이라고 간주하였다.[1] 최월동의 글은 기행문이기 때문에  미국 생활을 그대로 묘사하는 이차적인 목적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 감옥 시설을 묘사할 때도 기술에 대해 지적도 했다.

예를 들어 뉴욕에 있는 연방 미결소(구치소)의 시설을 방문할 때는 건물의 대문을 자동으로 잠금 하는 기능이 있어서 입구 경비로 교도관 한 명 밖에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2] 당시에 한국 감옥 시스템은 여전히 인원 부족을 겪고 있어서 이러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슷하게 면회 시설에서 방탄 유리 사이로 수화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칭찬했는데 그 이유는 죄수와 면회해 온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고 밀수품거래를 예방했기 때문이다.[3] 

운용방식에 관한 기술을 차치하고 죄수들의 감방 시설 자체도 당시의 한국 사회 대부분 사람들의 거주환경보다 낫다고 지적했다. 뉴욕에 있는 구치소는 ‘미국식 제3류 호텔’ 같았다고 하며 호텔보다 나은 점은 미국 감옥에서 의료, 급식, 의류 등을 다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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