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 발 남았다
2024/09/20
추석 연휴를 맞아 나름 한산해진 산책길에서 돌아와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김예슬과 주현우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명절 때 겪는 정신적 또는 육체적 고통을 뜻합니다. 저 또한 명절증후군을 피해 갈 수 없었는데, 이런 질문이 화근이었습니다.
너는 요즘..
젊은것들이 말이야..
그저 "노력 중이에요", "잘.. 되겠죠"와 '하하' 웃고 만 뒤, '김예슬'을 생각했습니다.
2010년 3월 10일(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씨는 자퇴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이 문장들을 처음으로 읽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성공해서 세상을 바꾸는 '룰러'가 되어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나는 너를 응원한다”,
“너희의 권리를 주장해. 짱돌이라도 들고 나서!”
그리고 칼날처럼 덧붙여지는 한 줄,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순수한 시절 불의에 대한 저항도 꿈꿀 수 없었다.
아니, 이런 건 잊은 지 오래여도 좋다.
그런데 이 모두를 포기하고 바쳐 돌아온 결과는 정말 무엇이었는가.
우리들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