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엔 윤석열 실내엔 김건희… 1년만에 가본 용산정원[우상의 정원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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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초여름 햇볕은 아침부터 뜨거웠다. 기자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어린이정원을 방문했다.

일렁이는 아지랑이 사이로, 저 멀리 노란색 ‘외딴 섬’이 보였다. 잔디마당 위에 덩그러니 설치돼 있는 노란색 구조물은 대통령실이 지난해 주최한 ‘특별전시장’. 윤 대통령 부부 모습이 담긴 색칠놀이 도안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대통령 우상화 교육’ 논란을 만들었던 그곳이다.

대통령 부부 도안의 색칠놀이 정도는 일회성 비판에 그칠 수 있던 사안. 하지만 그보다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대통령 부부의 색칠놀이 도안을 처음으로 SNS에 공개했던 시민단체 대표가 용산어린이정원 출입을 금지당하면서 논란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전환됐다.
대통령실이 지난해 주최한 ‘특별전시’가 용산어린이정원에 아직도 전시돼 있다 ⓒ셜록
대통령실이 주최한 특별전시 제목은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활동사진을 전시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니 탁구, 링 던지기, 색칠놀이 등의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한 곳이다.

기자가 놀란 이유는 이거다. 특별전시장이 지금까지 설치돼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측이 예정한 특별전시 기간은 지난해 6월 9일부터 9월 10일까지. 3개월간의 전시가 끝난 지 9개월이 더 지났지만, 특별전시장은 아직도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안내견 학교에서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낸 사진을 용산어린이정원 특별전시에서 전시한 모습(위). 위 사진을 도안으로 한 색칠놀이 사진(아래). ⓒ셜록
특별전시장에 가까이 다가가 봤다. “함께 만드는 길. 큰 꿈과 희망을 품은 어린이를 환영합니다”란 표어가 1년 전과 똑같이 기자를 반겼다.

노란 철제 벽면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정활동 모습을 도안으로 한 5종의 그림이 여전히 걸려 있었다. 여기엔 우상화 교육 비판을 받았던 문제의 도안도 포함돼 있다. 그 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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