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팔 것인가2-번개장터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4/05/19


번개장터는 중고나라 다음으로 중고 시장의 대세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앱 기반 장터로, 전국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고 싶다면 여기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용자도 많고 시장 범위가 넓다. 공식적으로 프로 상점 입점을 지원하고 있기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같은 플랫폼 역할도 겸하고 있다.

번개장터에는 장점이 놀랍도록 많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만큼 택배도 권장하고 공식적으로 접수 절차를 지원하며, 택배를 보내고 운송장 번호를 입력하면 알림까지 갈뿐더러 추적도 하게 해준다. 게다가 안전결제 시스템이 도입되어 확신하고 살 수 없는 물건의 대금 지급을 구매자의 확인 후로 미룰 수 있다. 돈이 늦게 들어온다는 건 판매자 입장에서 아쉬운 일이지만, 안전결제 수수료는 구매자가 부담하니 그렇게 해서라도 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다. 구매자 입장에선 ‘문제시 100퍼센트 환불 보장’이라고 적혀 있어도 판매자가 이런저런 트집을 잡고 환불을 거절할까 우려하는 게 당연한 만큼, 중개자가 돈을 쥐고 기다려주는 편이 압도적으로 믿을만할 수밖에 없다.

근래에는 가격 제안 시스템이 아예 공식적으로 탑재되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채팅으로 구구절절하게 ‘20000원 인데 택포 15000에 안될까요?’ 따위 질문과 ‘딴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따위 답변을 주고받을 필요 없이, 구매자가 제안 액수를 적어 보내면 판매자가 수락이나 거절 버튼을 눌러 흥정을 해결하는 것이다. 당근만 쓴 사람은 채팅으로 해도 될 걸 굳이 왜 복잡하게 그런 시스템을 쓰나 싶겠지만, 흥정이라는 과정이 대화가 되면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무례한 말투로 들으면 정중하면서도 정신 좀 차리라는 의도가 담긴 답변을 짜내야 하는데, 이게 몇 번 해보면 참으로 고역이다. 딱히 직접 보는 것도 아니니 무례한 사람은 대충 대하면 그만 아닌가……라기엔 판매자가 너무나 미약한 을이다. 후기에 맹비난이 달리면 추후 판매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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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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