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50] 새들에게도 선물을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4/03/07
(중랑천에서 스물세 번째 철새 먹이주기를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자원봉사자들)

#차가버섯이라는 선물
아침 나절에 박화정 선생님이 슬그머니 오시더니 종이가방을 내밀었습니다. 수시로 간식거리 같은 것들을 갖다 주시는 분이라 이번엔 뭐지 하는 마음으로 열어보았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것이라 봉지를 열고도 뭔지 알 수 없더군요. 그가 말합니다. 

“지난 번에 말한 차가버섯입니다. 우리 친구 와이프가 그거 먹고 유방암이 깨끗이 나았거든요. 먹을 때는 바둑알 두어 개 정도 크기로 끓인 물에 넣어서 드셔 보세요.” 

그는 쑥스러워하며 감사하단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가버립니다. 그에게는 러시아에 사는 딸이 있는데 딸을 통해 귀한 차가버섯을 얻은 모양입니다. 종이가방에는 차가버섯 말고도 러시아산 초콜릿도 들어 있습니다. 일전에 박선생님과 대화하다가 암환자 얘기를 하시길래, 저 역시도 암투병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차가버섯을 꼭 가져다주겠노라 말씀했지만 그냥 흘러 듣고 잊었지요. 버섯을 주고 그는 저에게 “꼭 건강하셔야 한다”며 신신당부합니다.
(러시아에 사는 딸에게 구한 박화정 선생님의 차가버섯)
박화정 선생님은 대한노인회 소속으로 작년부터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샛강지킴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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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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