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닿지 못할 유토피아
2023/02/22
우리는 우리와 기본적인 규범이 다른 쪽과 친구가 될 수 있을가? 실제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인데,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도 1910년 한일합방 및 그 이후 1945년까지의 식민지배를 '부당' 했다고는 인정하나 '불법' 이었다고는 인정하지 않는다. 즉 도의적으로 우리가 잘못하긴 했으나 당시의 조약에 법률적 하자는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는 사실 65년 체제를 만든 한일기본조약 제2조의 애매모호함이 원인인데,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 에서 '이미 무효' 에 대한 한일 양국의 입장차가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한국 입장에서는 '이미 무효' 라는 것이므로 그 조약이 체결될 당시부터 '이미 무효인 조약' 이라는 것이고, 일본 입장에서는 '당대에는 합법이었으나 한국의 독립으로 인해 그 시점부터 이미 무효가 된' 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냥 말장난이 아니라 한일관계의 많은 갈등을 사실상 만들어 낸 원천적인 시각 차이이다. 사실 95년 무라야마 담화로 한일 관계가 많은 진전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역시 "우리가 그때 많이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이야기일 뿐 당시 일본 제국의 한국 병합에 대한 어떤 불법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0년 간 나오토 총리의 사과 담화 역시 당시의 불법성이나 조약의 강제성은 쏙 빠졌다.
자, 그렇다면 일본은 왜 한일병합조약 및 그 이전의 국권 피탈 조약들을 아직도 '당시에는 합법' 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돈의 문제와 영토의 문제 때문인데, 돈의 문제로 따져 볼 때 가장 큰 예시는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에서 이 조약의 '원천적 불법성' 이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당시 대법원은 파기환송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
아마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처음부터 불법이었다는 논리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원천적 불법이었다고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순간, 당시 제국주의 열강의 대표주자이자 현재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 지배 역시 불법이었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두 국가에게도 만만치 않은, 어쩌면 일본보다 더 큰, 타격이 올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국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러한 논리를 인정하고, 식민지 피해 국가들에게 피해 보상을 할 것이라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로 '영연방'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영연방'은 유엔에서 강력한 소구력을 가지고 있기에 "식민지 지배는 처음부터 불법이었다"는 논리가 영향력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국제 사회의 논리가 우리나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한일 간의 외교적 교착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이 문제는 지금처럼 엎치락뒤치락하며 해결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본문 제목의 표현이 지나친 게 아닌가 당혹스러워하며 들어와 읽어봤는데, 내용 자체는 제가 갖고 있는 상식에도 부합하네요. 양쪽의 역사적 인식이 동일할 때 과거에 얽매여 있던 한일관계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헌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자체를 '유토피아' 라고까지 표현하신 제목에는 좀 의아함이 남습니다. 한일관계를 위해서 무조건 우리가 통 크게 다 양보해주자, 무조건 덮고 넘어가주자... 하는 취지의 사설이나 칼럼, 도서가 얼마나 많이 나왔나요?
이런 문제에서는 중도니 온건이니 하며 내세우는 말이 중앙값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냥... 꼴값이 풍년... 같아요. 조상님들 눈에 피눈물 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본문 제목의 표현이 지나친 게 아닌가 당혹스러워하며 들어와 읽어봤는데, 내용 자체는 제가 갖고 있는 상식에도 부합하네요. 양쪽의 역사적 인식이 동일할 때 과거에 얽매여 있던 한일관계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헌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자체를 '유토피아' 라고까지 표현하신 제목에는 좀 의아함이 남습니다. 한일관계를 위해서 무조건 우리가 통 크게 다 양보해주자, 무조건 덮고 넘어가주자... 하는 취지의 사설이나 칼럼, 도서가 얼마나 많이 나왔나요?
이런 문제에서는 중도니 온건이니 하며 내세우는 말이 중앙값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냥... 꼴값이 풍년... 같아요. 조상님들 눈에 피눈물 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