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단가, 그 치열한 줄다리기

허클허클 · 한 명의 번역가로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2022/02/14

이번에도 번역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디 이 플랫폼에 상주하는 번역가들, 특히 산업 번역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번역도 경제 활동이고, 그러다 보니 내 임금에 민감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무래도 돈을 더 주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고, 그러니 단가 상승을 위해서 끊임없이 단가 인상의 사다리를 오르려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작업이라도 A사는 단어당 30원을, B사는 45원을, C사는 70원이나 80원을 준다는 것이다. 단가가 아예 세 자리 단위인 곳도 있다! 그런 곳은 일이 일로 느껴지지 않더라(기분 좋은 산책)....

그런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저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

오늘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외->한 번역에 대해 논하기 때문에(필자가 영한 번역가이므로) 다른 언어쌍은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1. 왜 단가가 차이가 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업계 구조 때문이다.

혹시 재하청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는데 본인은 그런 업체랑 일한 것 같지 않다면.... 그런데 내 단가가 뭔가 많이 낮아서 최저 시급을 겨우 웃도는(또는 그 언저리인) 경우라면, 나도 모르게 재하청업체랑 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사실 원청이 번역업체에 직접 발주할 때 내거는 금액은 그렇게 적지 않다. 
그런데 왜~ 나한테 오는 금액은 너무 적을까? 그 번역업체(이하 '하청')가 다른 번역업체(이하 '재하청')에 일감을 넘기고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이다.
물론 하청이 일을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내부에 감수자를 두고 있고, 그 인력을 활용해서 재하청이 완성해 온 작업물을 최종적으로 체크한다.

그러면 다들 하는 말이, "아니 그렇게 할 줄 알면 당신네가 처음부터 하지, 왜 우리한테 맡기쇼?"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의 '하청'이 원청과 같은 시간대에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영한'이나 '불한', '독한'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