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삶의 통계 5 홈리스
2022/12/28
오늘은 제 얘기를 서두에 조금 하겠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저는 두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둡니다. 하나는 ‘이 정도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지 말자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니까 이 정도 생활비면, 이 정도 의료비면 괜찮을 수도 있다고 여기지 말자는 것이죠. 누구도 이 정도면 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지 말자는 겁니다. 가난하니까 이런 상황은 당연하지 않나, 장애인이니 이런 상황은 당연하지 않냐고 생각하지 말자는 거죠. 누구도 당연한 상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글을 쓰면서는 ‘빈곤 포르노’를 경계합니다. 자료를 찾다보면 독자가 좀 더 혹할 수 있는 자극적인 것도 많고, 스스로 감정 과잉이 되어 쓸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지 말자는 거죠. 가장 빈한한 사람들, 가장 참혹한 예로 글을 쓰면 순간적으로 주목을 받을 순 있지만, 쓰는 목적이 글이 주목받는 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상황과 대책에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둡니다. 오늘 글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시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홈리스의 죽음
해마다 12월 동짓날이 되면 서울역에서 추모제가 열립니다. 2022년에도 서울역 광장 남쪽 계단에는 붉은 천이 깔렸고 그 위로 432 송이의 장미가 놓였습니다. 스물두 번째 추모제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집이 아닌 곳에 살다 죽은 홈리스 432명을 추모하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리에서 한뎃잠을 자는 거리 노숙인, 거리 노숙인이었다가 시설에서 생활하는 시설 노숙인 그리고 쪽방에 사는 이들을 보통 홈리스라고 부릅니다. (유엔이나 OECD 등에 따르면 홈리스는 이들 외에 다른 비주택 거주자와 주택 거주자 중에서도 일부를 포함합니다만 이는 다음에 따로 다루지요.)
2021년 실시한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거리 노숙인은 1,595명이고 시설 노숙인은 ...
국내에선 통계도 부족하고 부정확한 해석이 부유하는 노숙인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납작하게 혹은 과장해서 보지 않는 태도 또한 동감합니다.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홈리스가 적어서 그런가 이런 문제는 늘 주요 이슈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어떤 유명인사가 "폐지 줍는 노인을 보고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자식에게 말했다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말씀이 가슴에 남네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홈리스가 적어서 그런가 이런 문제는 늘 주요 이슈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어떤 유명인사가 "폐지 줍는 노인을 보고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자식에게 말했다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말씀이 가슴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