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 · 강 스테파니 나영
2023/09/15
인형뽑기 놀이를 다룬 소설을 보았다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에 한창 인형 뽑기 붐이 일어났었다. 주변 친구들이 수험 생활로 팍팍해진 삶에 인형 뽑기라는 소소한 취미로 자신의 수험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나의 슈퍼 히어로 뽑기맨』은 딱 그 시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진서의 아빠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원래 다니던 직장도 포기하고 치료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와중, 아빠가 빠지게 된 게 바로 ‘인형 뽑기’였다. 진서 아빠는 뽑기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허리가 아픈 것조차도 잊게 된다고 말한다. 우광훈 작가가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도피처처럼 단순한 무언가에 중독되기 쉽다’고 했듯 진서 아빠에게는 ‘뽑기’가 그 도피처가 된 것이다. 

진서 아빠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는 단순 허리 통증만이 아니라(물론 그것도 포함은 되겠지만),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 때문에 온전한 가장 노릇을 하지 못하는 점도 상당 부분 녹아들어있다. 즉, 의도치 않은 실직자 신세에다 당장에 또 다른 곳으로 취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성취감은 바닥을 찍었을 것이다. 이런 그에게 ‘뽑기’는 당장에 적은 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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