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 디지털화된 아날로그 기계 장치의 환상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9/11
인형뽑기, 디지털화된 아날로그 기계 장치의 환상. 출처-ISTOCK 이미지
 
'인형뽑기'의 문화 콘텐츠 연구 가능성
   
인형뽑기는 집게, 봉, 밀어내기 판 등을 버튼이나 레버로 조작해 경품을 얻는 게임이다. 게임은 보통 동전이나 기계가 인식하는 코인 등 주화를 투입해 기회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를 접촉해 게임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로 발전하기도 했다. 인형뽑기는 내용과 형식이 매우 단순한 놀이지만, 2016년부터 다시 유행하기 시작해 2017년 상반기 유행의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이후 현재까지 그 추세는 약하게나마 이어져 오고 있다.

인형뽑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보편적인 문화산업 콘텐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주요 도심 상권과 변두리 골목을 가리지 않고 인형뽑기 방이 존재하고, 업종과 관계없이 인형뽑기 기계를 설치해 부가수입을 올리는 점포도 늘어났다. 높아진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식당, 카페, 옷가게 등이 폐업하고 그 자리를 인형뽑기 방이 빠르게 대체했다. 사람들은 이제 인형뽑기를 일상적인 활동 반경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불황기일수록 인형뽑기방은 급속도로 증가한다. 출처-MBC뉴스
일반적으로 문화 콘텐츠는 문학을 기반으로 확장돼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 게임과 같은 다양한 예술 장르나 형식을 일컫는 한정적 개념이었다. 21세기 접어들어 문화 콘텐츠의 영역과 범주는 더 크게 확대됐다. 문학 예술과의 연관성은 적지만 테크놀로지의 변천과 활용에 따라 새롭게 등장해 대중들의 문화적 소비와 취미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생겼다. 인형뽑기 놀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인형뽑기 놀이를 새로운 기계 장치의 등장과 기술적 효과가 반영된 중요한 문화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각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단지 사회병리 현상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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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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