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자서전- 박위훈
2024/06/10
계간 문예감성 23호 2020겨울
채석강 -자서전-
박위훈
책 한권을 알고 있다
갯바위. 몸빼 아낙은 소금쩍 찌든 도마에
등 푸른 해조음 몇 소절 펼처놓는다
선착장에서 들리는 뱃고동의 행간에는
파도가 앗아간 사내와 합께했던 출어의 한 때와
빈 젖을 문 아이의 울음이 배어있다
도마의 빗금처럼 가지런한 살점이 문장으로 읽히는 건
서툰 칼질로 익힌 습작의 증표다
첫 문장이 행을 물고 쪽의 품을 키우는 게
혀리춤에 따개비같이 매달린 자식 키워낸 것과 같다는
저 아낙, 덟은 푸념은 말줄임표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 각주에 매달고
파도 소리 한 모춤 덤인 양 횟감에 얹는다
가끔 수상한 바람이 도마에 일어
칼끌의 떨림이 오타를 내면 비긋듯 첫 행부터 리셋을 했다
잦은 한숨이 문맥을 끊는 군더더기 표현 같아
앙다물고 낡은 닻줄 같은 가난을 삭제했다
까...
채석강 -자서전-
박위훈
책 한권을 알고 있다
갯바위. 몸빼 아낙은 소금쩍 찌든 도마에
등 푸른 해조음 몇 소절 펼처놓는다
선착장에서 들리는 뱃고동의 행간에는
파도가 앗아간 사내와 합께했던 출어의 한 때와
빈 젖을 문 아이의 울음이 배어있다
도마의 빗금처럼 가지런한 살점이 문장으로 읽히는 건
서툰 칼질로 익힌 습작의 증표다
첫 문장이 행을 물고 쪽의 품을 키우는 게
혀리춤에 따개비같이 매달린 자식 키워낸 것과 같다는
저 아낙, 덟은 푸념은 말줄임표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 각주에 매달고
파도 소리 한 모춤 덤인 양 횟감에 얹는다
가끔 수상한 바람이 도마에 일어
칼끌의 떨림이 오타를 내면 비긋듯 첫 행부터 리셋을 했다
잦은 한숨이 문맥을 끊는 군더더기 표현 같아
앙다물고 낡은 닻줄 같은 가난을 삭제했다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