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생태학이 바다를 구하는 방법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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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By 존 왈드먼(John Waldman)
과거를 아는 것은, 상처가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
출처: Magnum Photos/Mark Power
바다는 인간이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 거대한가? 이런 관점은 1883년 영국 생물학자 토마스 헉슬리(Thomas Huxley)가 국제 수산 박람회 취임 연설에서 “어장은 고갈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을 때 분명하게 제시됐다.

오늘날 이런 순진무구함은 상상할 수도 없다.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은 이렇다. 무자비한 남획,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류의 감소. 해양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어류와 갑각류를 더 깊은 해수와 극지방으로 몰아내는 해수온 상승, 심지어 ‘해양 폭염 (marine heat wave)’, 해양 생물의 껍데기 생성을 어렵게 하는 산성화, 산소 수치 하락과 ‘데드존(dead zone: 물속에 산소가 완전히 고갈되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역자 주)’. 석유 유출 오염. 우울한 이 모두가 총체적으로 ‘해양묵시록(Aquacalypse)’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무궁무진한 것 같았던 것이 위험할 정도로 고갈되어 가고 있다.

나는 퀸즈 대학교 생태학과 교수다. 우리 대학원 수업 중에 ‘역사 생태학’ 세미나가 있다. 학생들은 지금의 우울한 현실에서 눈을 돌려 놀랍도록 풍요로웠던 역사 기록에 빠져든다. 1500년대에 노바스코샤주를 탐험하던 유럽인들은 바닷가에서 그저 바구니를 던졌을 뿐인데 큰 대구를 잡아 올렸다. 쿠바 근처에서 스페인 항해사들이 본 거북이는 ‘너무 많아서 바다를 뒤엎을 정도’였다. 여행자들은 큰 고래를 ‘무한대의 숫자로’보았다. 강청어는 알을 낳기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오는데, 그 알이 너무 많아서 ‘믿을 수 없고, 설명할 수 없으며, 또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학생들은 놀라고 또 놀랐으며, 얼마나 많은 해양 생물이 사라진 건지 두려워했다. 학생들은 기준점 이동 증후군(shifting baseline syndrome)으로 알려진, 재설정 과정을 겪었다. 이는 수 세대 동안의 환경적 쇠퇴 때문에, 우리가 자란 환경 조건을 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이런 왜곡된 관점은 위험하다. 과거 세계가 어떠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점점 지금 세계를 정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환경적으로 퇴보한 지금 지구를 기준점으로 삼으면, 환경 보호 열망도 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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