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 교수의 '주자학적 관념성' 비판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5/27

송재윤 교수의 글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이런 식의 비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들지 않을까요? 주자학적 관념성이 사변적 망상의 원인이라는 지적은 충분히 공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경험적 조사나 탐구, 혹은 실증적 검토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까는 의문이지요. 주자의 격물치지론을 논박하기 위해 역사책을 읽는다고 가능할까요? 나는 이런 식의 외재적 방식 보다는 철학 내부의 사상 비판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선의 주자학자들은 주자학 전체를 반성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입지점이 없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은 맹신은 했을 뿐 그것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비판 정신이 없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왜 이런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서양 철학과 비교해서 본다면 사실 데카르트 이후 합리론자들의 실체 형이상학이 비슷한 행보를 걸은 적이 있지요. 실체 형이상학은 그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실체(Substance)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했지요. 데카르트는 사유(res cogistans)로서의 실체와 연장(res extensa)으로서의 실체라는 2개를 제시했는데, 스피노자는 사유와 연장은 속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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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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