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요 나의 아저씨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12/28
잘 가세요 나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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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쉽게 잠이 오지 않습니다. 머리만 닿으면 잠들고 1시 넘어서 깨어 있으면 뭔가 큰일난 거 같이 허둥대는 사람인데 말똥말똥합니다. 심지어 술도 한 잔 했는데 말입니다. 오후에 소식 들은 다음에 한숨을 천 번은 쉰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거지. 대체 왜 이런 꼴을 봐야 하지. 그리고 더하여 드는 생각. 이제 이선균 배우는 과거 속에만 존재하는 사람이 됐구나 어떻게 그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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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적었습니다. 최진실의 죽음 이후 가장 큰 충격 같다고. 물론 사이 사이에 여러 큰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영화 속에서 내가 몰입하고, 함께 호흡하고, 나를 알 리도 없고, 알릴 재간도 없지만, 오래 사귄 친구 같고, 같이 술 한 잔 먹을 것 같은 동료 같았던 사람을 잃어버린 느낌은 없는 계단을 헛디딘 것 같고, 믿던 지팡이를 잃어버린 것처럼 사람을 휘청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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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어느 배우든 패턴이라는 것이 있고, ‘쪼’라는 것도 있을 겁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당신의 발성은 개인적으로는 항상 ‘2초’ 뒤에 머리에 들어왔습니다. 발음이 나쁘다기보다는 뭔가 뭉개진 것 같은 저음으로 단번에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느낌이랄까요, 그건 당신을 처음 본 알 포인트부터 내 인생 드라마라 할 <나의 아저씨>를 거쳐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일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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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흉도 봤었습니다. 모 배우만큼 치명적인 건 아닐지라도 좀 그렇다면서. 그런데 그 웅얼거리는 것 같은 저음이 사무치게 귓전을 맴돕니다. 이제는 실제가 아니라 남아 있는 영상 속에서만 그 ‘혀가 반 치 짧은 것 같은’ (미안합니다. 제 느낌이었습니다.) 오디오를 접할 수 있다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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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인트>에서 처음 봤던 것 같던 당신은 정말 다양한 면목을 보여 주었...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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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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