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안티크리스트>

cns21st
cns21st · 신학으로 세상 보려는 목사
2024/03/06
<안티크리스트>는 <우상의 황혼>과 쌍둥이 작품이라 할 수 있다(<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69쪽). 이 책에서 니체는 ‘데카당스’로서의 기독교를 비판한다. 그리스도교는 예술을 부패시키는 주범이자 현대의 도덕과 세계관과 형이상학의 공통된 뿌리로, 노예 근성을 지닌 인간들의 반란을 불러일으키고 민주적인 평준화의 길을 닦는 주범으로 공격당한다. 그리스도교는 삶을 부정하고, 긍정하는 충동을 억압하는 데카당스 현대성의 전형인 셈이다(위의 책, 70쪽).
이 책 서문에서 니체는 “이 책은 극소수를 위한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 책은 단지 그리스도교만에만 국한하지 않고 현대 세계의 가치 전체, 즉 현대의 도덕, 철학, 정치(정의, 인간 평등, 민주주의 등)이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고 비판한다. 그래서 니체에게 그리스도교의 극복이 곧 ‘모든 가치의 전도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니체는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리스도교는 허무적 종교이고, 그리스도 신은 힘에의 의지의 무기력 상태나 ‘보편성’을 획득한 ‘선한’ 신의 등장이라고 반박하는 반면,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한 복음을 전하는 자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예수는 사랑하며 사는 삶이 참된 삶이자 영원한 삶이라는 복음, 신과 인간 사이를 멀어지게 했던 ‘죄’의 무효화를 선언하는 복음을 전하는 자로 이해된다. 분노하지도 않고, 벌도 내리지 않고, 저항도 하지 않으며, 자신이 살아오고 자신이 가르친 바를 몸소 실천한 존재인 예수, 바로 이런 실천만을 인류에게 남겨 놓은 예수. 이런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유일한 그리스도교인이라고 니체는 생각한다. 십자가에서 죽은 이 유일무이한 그리스도교인을 니체는 긍정적 의미에서 아이 같은 존재로, 문화로부터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백치(Idiot)같은 존재로 여긴다(위의 책, 72-3쪽).
니체는 이 책에서 예수를 원한 감정을 넘어선 자유와 초탈의 복음, 복음주의적 평등, 사랑하는 삶이라는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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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눈으로 인간, 세상사를 이야기하고 싶은, 젊지 않으나 젊게 살고자 하는 젊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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