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획했나 - '비트'와 '세슘'
2023/08/23
시간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획했나 - '비트'와 '세슘'
‘비트’는 세기말의 종말론적 분위기와 무관한 기획이 아니었습니다. 스와치가 ‘비트’를 제안했던 1999년은 Y2K 문제로 불안감이 한창 고조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예크 회장의 인터뷰가 실렸던『자이트』의 같은 날 다른 기사에선, 세상의 종말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소식이 실려 있습니다. 정보 자본주의의 치명적 약점이 다른 것도 아닌 컴퓨터 시간 프로그램의 오류라는 주장은 세기말적 불안을 고조시키기 딱 좋은 소재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는 Y2K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자 정보 자본주의의 구조적 질서를 훨씬 더 철저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게다가 ‘비트’가 세계시간의 새로운 대안으로 채택되기만 한다면, 스와치는 시계뿐 아니라 시간도 만들어냈다는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될 터였습니다. 어쨌거나 그런 일은 아직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스와치의 비트 마케팅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