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 발휘되기 위한 조건: 몸무게, 남산의 높이 그리고 앙상블 모델

Fred Kim
Fred Kim · Data lover
2023/03/19
1.
 학부 시절 한 교양수업의 조교를 맡은 적이 있다.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물리학의 관점에서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이 수업의 첫 시간은 재밌는 실험으로 시작되었다. 조교의 몸무게 맞추기, 그리고 남산의 높이 맞추기 설문이다. 학생들은 앞에 서있는 조교의 몸무게를 각자 어림해 쪽지에 적는다. 그리고 다음 칸에는 남산의 높이를 추측해 제출한다. 조교는 학생들의 쪽지를 취합해 평균을 내고 실제 정답과 비교한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https://www.cmu.edu/tepper/news/stories/2021/may/collective-intelligence-research.html
조교의 몸무게 맞추는 문제는 매우 정확한 결과가, 남산의 높이를 맞추는 문제는 실제 높이와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이 수업의 교수님은 강연이나 수업에서 이 실험을 하실 때마다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고 하셨다. (방송에서 시연하신 적도 있다. 대중이 추측한 몸무게의 오차는 3%지만 남산의 오차는 약 3배다.)
사람의 몸무게와 산의 높이 문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문성이다. 우리는 인간의 몸무게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생활의 여러 경험들을 통해 어떤 키와 체형이 얼마의 몸무게를 지니게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산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산의 높이를 잘 모른다. 50kg 무게의 사람을 보며 80kg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은 없다. 반면 남산의 높이를 어림한 학생들의 답은 100m, 300m, 500m, 심지어 2000m까지 다양하다.
얼마 전 매봉산 등반에 성공했다(....) 직접 찍음.
개별 참여자들의 결과보다 그 결과를 갈무리(평균)한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은 집단지성의 가장 유명한 예시다. 축산물 경매장에서 소 무게 맞추기, 침몰한 미국의 잠수함 스콜피온호의 위치 찾기 등의 사례도 있다.

몸무게와 남산 맞추기 실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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