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라는 그릇

김혜원
김혜원 인증된 계정 · 브랜딩 컨설턴트
2024/03/27
퇴근 무렵, 건널목 앞에서 신호등 색깔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엽니다. 익숙하게 물 흐르듯 인스타그램으로 손이 갑니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편백나무의 향을 무심한 듯 맡으며 잎을 다듬고 있는 한 남성분의 사진이었습니다. 궁금해서 눌러봤습니다. 그것은 곧 출시 될 편백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샴푸를 알리기 위한 사전홍보 게시물이었습니다. 어떤 브랜드일까, 또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평소 애정하는 서리태콩물두유를 제조, 판매하는 브랜드 후유아 (whoyouare)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샴푸였습니다. 이름하여 서리태편백숲 샴푸. 이 시점에서 저는 두 가지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무슨 콩물두유 만드는 브랜드가 샴푸를 만들지?" 라는 다소 부정적인 태도죠. 다른 한 가지는 "그럴 수 있겠다, 샴푸가 나온다면 한 번 써보고 싶은데?" 라는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저는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요? 
새롭게 출시될 서리태편백숲 샴푸의 사전 홍보 게시물  *자료출처 : 후유아 인스타그램

정답은 후자입니다. 출시되면 한 번 써보고 싶은데?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경험이 있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제품 라인 확장 소식을 반겼을까요? 물론 후유아에서 판매하는 서리태콩물두유의 품질을 인정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었습니다. 평소 후유아가 콩물두유 이야기만 했다면 저 또한 '무슨 콩물두유가 샴푸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유아가 자신을 콩물두유에만 한정하지 않고, '건강한 식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그릇에 자신을 담음과 동시에 '기본, 단순함, 자연스러움'이라는 키워드로 브랜드의 지향점을 명확히하고, 직접 그 지향을 실천해왔다는 점에서 음식이 아닌 헤어 케어로의 확장에도 끄덕거릴 수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것"을 의미하는 '후유아 who you are' 라는 이름이 서리태콩의 기능 그 이상의 삶의 가치를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만약 '약콩두유'에서 헤어 케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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