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문화’의 힘

안희제
안희제 · 언제나 딴소리 담당.
2021/10/01
앞서 저는 플랫폼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는 그 안의 행위자들을 짚어 보고자 합니다. 특히 케이팝에 ‘스며든’ 사람들의 행위 양상을 ‘오타쿠’라는 키워드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되는 여느 단어처럼 ‘오타쿠’ 또한 그 의미를 확정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오타쿠’는 일본 애니메이션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거나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여기서 다룰 것은 케이팝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과 케이팝 모두 서브컬쳐로서의 면을 갖고 있고, 그 향유 방식에서 비슷한 점이 있으므로 ‘오타쿠’라는 단어를 사용하려 합니다. 

제가 2년 전에 수강한 ‘네트워크 사회의 문화기획’이라는 문화인류학 수업에서는 오타쿠 문화의 핵심을 ‘디테일’과 ‘세계관’으로 설명했습니다. 수업에 따르면, 작품을 사회나 역사와 연결해서 이해하기보다는 작품 안의 디테일들을 엮어서 그것을 통해 세계관을 이해하고, 작품에서 비어 있는 부분을 2차 창작을 통해 채워나가는 것이 오타쿠의 문화 향유 방식입니다. 

이는 케이팝이 아니라 소위 ‘OO 유니버스’라 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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