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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산다는 것
희비가 엇갈리는 메가시티 프로젝트와 청년: 부울경 vs 충청권 메가시티
2023/02/05
서울로 향하는 지방 청년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다. 지방인구 유지를 위해 중국의 호구제도 같이 농촌이나 지방도시의 본적지가 있을 때 서울을 못 가게 혹은 서울 가서 4대보험을 못 들게 만드는 방법이 대한민국엔 없다. 다만 붙잡는 대신 지방도시들이 전국의 청년들을 ‘초대’하고 현재 살고 있는 청년들의 불편을 줄여주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진된 몇 안 되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메가시티 프로젝트였다. 초기 제안자는 김경수 전 경상남도 도지사였다. 구상은 간단하다. 지방에 있는 각각의 광역 하나하나가 수도권 집중 시대에 생존이 어려우니, 행정연합을 만들어서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울•경의 경우 부산은 청년과 대학은 많고 관광 자원이 많고 지하철 등 도시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만, 제조업 일자리가 부족하고 소득은 낮다. 울산은 제조업 일자리가 많고 소득은 비교적 높으며 도시로서의 경쟁력은 부족하다. 경남의 동부 산업도시들은 울산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고, 서부 지역들은 혁신도시인 진주를 제외하면 경북과 비슷한 지역소멸을 경험하는 중이다.
이렁 상황에서 부산 울산 경남을 초광역 행정연합으로 만들자는 것이 부울경 메가시티의 기본 구상이었다. 교통 문화 행정 등 다양한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면서 대응하자는 것. 부•울•경 인구를 합치면 800만.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핀란드, 노르웨이에 필적하는 인구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할 수 있는 것이며, 대도시 인구 집중 시기 ‘도시의 승리’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이 가능한 단위가 생겨나는 것이다.
전환기 엔지니어, 제조업, 지방을 키워드로 연구합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오월의봄, 2019)를 썼고 한국사회학회 학술상과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부키)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