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1/11/15
엄마가 인터넷 결제에 미숙하셔서 어제 저녁 대신 주문해드린 물건이 있었어요. 별 생각없이 오늘 오전에 같은 쇼핑몰에 들어갔더니 이미 배송이 완료됐더라고요. 제가 주문한 게 늦은 여섯시반쯤이었는데 도착한 게 새벽 두시가 좀 넘은 시각. 그러니까 채 여덟시간이 되지 않아 도착한 거였어요. 
전 섬사람이라 택배를 아무리 빨리 받아보아도 이틀이란 시간이 걸립니다. 너무 낯설었어요. 그리고 좀 무서웠어요. 그 속도를 내기 위해 기계처럼 일하고 있을 누군가의 노동이 당연시 되는 게. 주말이었고 새벽이었는데도요. 
별의 별 쇼핑몰에서 죄다 새벽배송을 강조하는 광고를 보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여기는 섬이라 누리지 못하는 것이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다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타인의 노동을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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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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