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수행비서가 정치에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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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신용우
안희정 전 수행비서
세이프티 코리아 본부장

“저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로 8년간 일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직전 수행비서로서 인수인계를 해준 사람입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신용우 씨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2018년 3월 5일, 김지은 씨가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한 다음 날, 신 씨는 JTBC 인터뷰를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지은 씨가 자신에게 SOS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안희정 조직의 폐쇄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법정에서 김지은 씨 편에 서서 증언했습니다.

사건 이후 정치권을 떠났던 신 씨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권력형 성폭력이라는 의제를 붙잡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그를 지난 6월 2일 세종의 한 카페에서 애증의 정치클럽이 만나봤습니다.


사건 당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제가 안희정 지사를 존경했던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명백한 범죄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재판이 시작되니 대부분이 안희정 편에 붙고, 피해자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몇 명 안 되더라고요.

1심에서 무죄가 나왔어요. 1심은 안희정 측이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진행됐어요. ‘기획 미투’라는 프레임으로요. 제가 정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무리하게 피해자 편을 든다는 식이었어요.

그래서 2심에선 제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학창 시절 운동부 소속이었는데요. 아시겠지만 운동부에서 감독의 권력은 절대적이에요.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성폭력으로 이어졌고, 몇 년간 수십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나왔어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가해자 처벌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거든요. 그때도 법적으로 피해를 증명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어요.

판사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운동부 내 성폭력과 안희정의 성폭력은 구조적으로 너무나 닮아있다. 저는 20년 전 친구들의 구조 신호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 피해가 지속됐다. 안희정 사건에서도 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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