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인간관계, 나만 힘든 걸까?

이학기 반장
이학기 반장 · 물건 잘 파는 작가
2024/03/27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 
-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이 온기를 나누려고 모여들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로의 가시에 찔렸다. 떨어지면 추위에 떨었다. 다시 모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던 고슴도치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서로에게 필요한 최적의 거리를 찾아낸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저서 <여록과 보유>에는 고슴도치 우화가 등장한다. 이것이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용어의 기원이 되었다.

인간관계에서도 고슴도치 딜레마가 존재한다. 이미 우리는 팬데믹을 겪으며 모든 관계에는 적정 거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지 않았던가. 가족, 연인, 친구, 회사 동료 등 관계별로 적정 거리는 얼마일까? 미국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실험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4가지 거리를 밝혀냈다.

먼저 밀접한 거리(0~46cm)는 가족이나 연인처럼 친밀도가 가장 높은 관계에 적절하다. 주로 접촉을 통해 교감하는 거리인데 친밀하지 않은 사람이 이 거리에 침입할 경우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다음으로 개인적 거리(46cm~1.2m)는 팔 길이만큼의 거리로 친구처럼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접촉보다는 주로 대화를 통해 교감하며 가벼운 스킨십도 허용하는 거리다.

사회적 거리(1.2m~3.6m)는 사적인 질문이나 스킨십이 허용되지 않는 거리로 사무적인 관계에서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대화할 때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회사 사람들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공적인 거리(3.6m~7.5m)는 개인과 대중 사이의 연설이나 강의 등에 필요한 거리다.
NAVER 갈무리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박사의 저서 <당신과 나 사이>에 나오는 내용이다. 나는 이 4가지 거리를 이렇게 해석했다. 밀접한 거리는 '진하게 포옹하는 관계'로, 개인적 거리는 '반갑게 악수하는 관계'로 말이다. 또 사회적 거리는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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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쿠팡과 이랜드에서 온∙오프라인 MD로 일하며 TOP 매출을 찍어본 영업통. 동시에 3권의 책을 쓴 출간 작가. 현재는 '물건 잘 파는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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