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언플러그(Unpl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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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끝에 찾아온 추위, 유럽 인류 조상 몰아냈다

윤신영
윤신영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08/11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다른 대륙으로 퍼진 첫 인류 조상으로 여겨지는 호모 에렉투스는 약 150만 년 전부터 남부 지중해 연안을 비롯한 유럽에서 살았다. 하지만 약 110만~90만 년 전까지 약 20만 년 동안에는 이 지역에서 인류의 거주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인류 진화사에 특이한 ‘암흑기’가 등장한다. 이를 두고 인류학계와 고고학계는 단순히 유물이나 유골 화석이 발굴되지 않은 것인지, 또는 기후 변동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실제로 인류가 거주하지 못했던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기후를 복원한 결과 실제로 이 시기에 북대서양이 급격히 차가워지면서 유럽 지역에 평소보다 약 7도가량 더 추운 혹한기가 찾아왔고, 추위를 극복할 적응력이 부족했던 호모 에렉투스가 실제로 다른 지역으로 밀려났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의 변동에 따른 급격한 환경 변화가 인류 생존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례라 관심을 끈다.
주류 인류 진화 이론에 따르면 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에서 탄생했지만 처음으로 유라시아로 확산한 인류다. 이들이 유럽에서 살던 시기에, 이들의 흔적이 잠시 발견되지 않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에 급격한 기후 변동이 찾아왔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고인류학 아티스트 존 거치의 호모 에렉투스 복원물을 촬영한 사진. 위키미디어/팀 에반스


옛 기후 복원해 112만 년 전 지구 환경 밝혀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고(古)기후학 연구 결과 112만 7000년 전 북대성양 동부에서 해양 냉각화 현상이 발생했고, 이 현상이 유럽의 기온을 떨어뜨려 인류 조상이 살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했음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심해 퇴적물 분석을 통해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0일자(현지시간)에 발표됐다.

호모 에렉투스는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가 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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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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