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스코어 강태영 대표 - 데이터로 언론을 읽다

북저널리즘 톡스
북저널리즘 톡스 인증된 계정 ·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의 이야기
2022/11/09
언더스코어 강태영 대표

“데이터만으로 통찰을 얻을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감정 표현 버튼 정책 변경으로 유저들의 행동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정말 퀴어 퍼레이드는 사람들의 ‘백래시’를 유도할까?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은 누구이고, 어떤 논문을 쓸까? 지금의 온라인은 무수한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에 잠겨있다. 정보의 소용돌이는 언뜻 무작위적으로 보이지만, 언더스코어는 그 소용돌이의 흐름과 모습을 포착한다. 그 포착의 도구는 다름 아닌 데이터다. 지금 필요한 질문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언더스코어 강태영 대표에게 왜 데이터와 언론인지 물었다.
언더스코어는 데이터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 왜 데이터인가?

학부 2학년까지만 해도 정치철학 대학원을 꿈꿀 정도로 문과형 인간이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사회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폭 넓은 데이터를 다룰 필요성을 느꼈다. 당시에는 일베 현상이 뜨거운 감자였고, 온라인의 무수한 데이터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과연 내가 온라인의 정치 현상을 이야기한다면서 온라인 데이터 수집도, 텍스트 분석도 하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사회과학 연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데이터 활용은 예외적인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원래도 사회과학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학문이었다. 자살 연구와 아노미 이론으로 유명한 사회학자 뒤르켐도 많은 데이터를 구하고 분석해 연구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학계에서는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언더스코어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사회과학계의 데이터 분석을 언론과 미디어에 가져오는 작업이다. 학계에서는 고전적인 통계학과 딥러닝 등을 이미 10년 가까이 써왔다. 그러나 언론은 아니었다. 그렇다보니 데이터적인 접근이 언론 입장에서는 새로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학계에서 쓰이던 데이터 분석 방법을 언론으로 끌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있나.

언론은 대부분 정성적으로 이야기를 푼다. 혐오 발언을 예로 들어 이야기해보자. 혐오 발언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게 5~6년이 넘었다. 그런데 과연 언론에서 다룬 담론들에 구체적인 상황과 해결책이 담겼는지는 모르겠다. 혐오 발언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관심사는 어떤 상황에서 혐오 발언이 늘거나 줄어들지에 관한 이야기다. 그 부분을 파악해야 혐오 발언을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데이터와 통계는 엄밀하게 활용하지 않으면 외려 오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당연히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은 없다. 그럼에도 데이터 분석의 장점은 개념 공유와 합의가 가능하다는 지점에 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선 뒤 한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데이터가 없다면 ‘민주주의’라는 개념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원래 가졌던 질문은 사라지고 만다. 데이터로 접근하면 최소한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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