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지나간 첫학기 종강

얼룩커
2023/07/21
한 학기 시작할 때 호기롭게 매주 적어도 한두 포스팅은 하겠다는 마음으로 유학일지를 시작했는데 기록은커녕 잠잘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고 한 학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야 회고를 해본다.
 
사실 학기 중에도 한 학기가 얼마나 짧은지 놀라웠던 게, 고작 14주 수업하면서 첫 주는 오리엔테이션이라 그냥 지나가고 중간에 7주 차는 thesis week인가 뭔가 해서 수업이 없었고 그전 6주 차에 중간 과제 발표, 8주 차는 또 나머지 학기에 진행될 새 과제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14주 차는 사실상 수업이 없이 과제 제출만 있어서 13주 차가 마지막 수업이고...뭐 이래저래 다 따지면 정작 발표하고 수업을 제대로 꽉 채워 진행하는 게 고작 한…. 10주 ? 물론 수업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암튼 시작과 끝에서 이것저것 다 빼먹고 나면 짧은 14주가 더 짧아져서 한 학기에 수업을 정말 몇 번 안 하는 느낌이다. (이것은 나중에 그래픽과에 가보니 또 과마다 형식이 조금 다르다는것을 알게되었다.)

너무 바빴고 놀라웠고 멘탈을 붙들기 어려웠던 한 학기였다. 일단 미국과의 시차로 인해 새벽 한 시부터 적게는 3~4시간 많게는 8시간 가까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하는 수업이 많았는데 처음엔 '본투비 야행성인 내가 그 정도쯤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단순히 내 작업하려고 어쩌다 철야하는 것과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다른 나라 언어로 수업을 듣고 발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수업 전에 미리 자두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물론 했지만, 과제가 늘 많은 학교 특성상 그전에 맘 편히 낮잠 따위 자고 있을 여유는 거의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4~5시에 겨우 잠들어서 (사실 이것도 양반이고 8시간 수업하는 스튜디오는 오전 8시에 잠자리에 든다..!) 오전 10시쯤에 깨는데 이미 질 좋은 수면은 아예 불가능인 상황인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 한 달쯤 지났을까.. 어느 순간부터 12시만 지나가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수업을 들을 생각에 부담과 피로가 몰려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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