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십니까? - 돈의 심리학

송진영
송진영 ·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
2023/09/21
길거리에 가다보면 요새는 잘 안꼬이지만 가끔씩 '인상 좋아보이시네요'라며 속칭 '도를 아십니까' 사람들이 접근해올 때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가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영업을 한다. 그들은 왜 그런 일을 할까? 그들이 노리는 건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속아주길 바라는 게 아니다. 그들은 확률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속아넘어갈 사람이 적다는 것, 확률적으로 희귀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희귀한 확률이 발생할 경우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꽤나 크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다시 말해 기댓값은 그들의 기대수익률을 만족한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그들은 계속해서 시간이라는 자산을 베팅하며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유의깊게 봐야 할 점은 그들은 절대 혼자 다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그들이 확률적 사고를 한다는 증거이면서 인간 심리를 이해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들은 혼자서 다닐 경우 거절에 더 민감성이 높아질 확률이 높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이 부여한 세일즈 활동을 하지 않고 그만둘 확률이 높다는 걸 알고 있다. 또한 조직화되어있다고 가정하면 상위 조직에게 헌납해야 할 수수료를 가로챌 수 있다는 확률 또한 높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둘 이상을 붙여서 다닌다. 어쩌면 도를 아십니까를 설계한 사람은 심리학을 깊이있게 이해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소리가 길었다. 왜냐하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얄팍한 속임수 따위에 속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장면을 바꿔서 자산관리와 투자라는 세상을 돌아보면 우리는 이런 수준의 속임수에도 흠뻑 빠져넘어가고, 심지어 속임수에 빠져있는지 조차 모른 채 그저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 하루에 한 번은 스팸 문자가 날아온다. 어떤 주식이 뜰거라며 어서 단체카톡방에 입장하거나 텔레그램방에 입장하라는 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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