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우문 우답

   

민간 조사기관인 리얼미터와 갤럽은 매 주 표본조사로 정당 지지율을 발표한다. 2023년 8월 마지막 주 정당 지지율이 리얼미터는 민주당 44%, 국민의 힘 36%이고, 갤럽은 국민의 힘 34%, 민주당 27%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이, 갤럽은 국민의 힘이 오차 범위 밖에서 지지율이 높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도 매주 표본조사로 아파트 매매가 주간 동향을 발표한다. 2023년 8월 마지막주 상승률이 한국부동산원은 전국 0.06%, 서울 0.13%이고, KB국민은행은 전국 0.03%, 서울 0.08%이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질문 자체에 대해 질문할 필요가 있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는 아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우문이다. 조사 방식, 표본, 지수 산정 방식 등이 다른 표본조사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표본조사 결과는 해당 표본의 통계치(sample statistic)일 뿐 ‘참 값’이라 할 수 있는 모수치(population parameter)가 아니기 때문에 맞고 틀릴 수 없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야권에서는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라는 우문에 대해 ‘KB국민은행이 맞다’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전제로 집값 통계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었던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실제보다 낮다’며 통계조작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다. 국민의 힘 유경준 의원도 민간 조사와의 차이를 근거로 통계조작 의혹을 제기한다.

   

이제는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이 나섰다. 감사원은 ‘이제 검찰이 나설 차례’라고 한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