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공부의 한계
2024/04/17
내가 철학을 공부하면서 아쉽게 생각하는 점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내가 철학 공부를 하던 80년대 초반에는 주로 특정 철학자들, 이를테면 칸트니 헤겔이니 하이데거니 하는 특정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파고 들었다. 철학이 무엇이고, 왜 문제가 되고, 철학적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 보다는 그저 특정 철학자들의 성채로 들어가서 죽어라고 그것을 알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도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의 시대 연관이나 철학사적인 보편적 연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특정 철학자에만 매달리다 보니 그 철학자를 상대화하기 힘들고, 그 철학을 벗어나서 새로운 사유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막말로 지 에미 에비도 아닌데 이렇게 매달려야 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좀 더 넓은 세상을 일찍 부터 경험을 했다고 하면 그것을 쉽게 상대화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80년대에 많이 읽힌 헤겔과 마르크스를 여전히 신주단지 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