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어렵다면 인류는 벌써 종말했을 것입니다 (정우성, 나는 아빠다)
2022/11/26
“아이들을 사회로 내보내면 사회는 아이들의 등짝에 태엽을 감아서 집으로 돌려보낸다. 나는 아이들 등에 감겨 있는 태엽을 풀어준다. 그러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p.9)
정우성 변리사의 «나는 아빠다»(2013) 책 도입부에 나오는 멋진 문장입니다. 이런 문장을 접하면 책의 다른 구석에는 또 어떤 문장들이 숨어있을지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비록 초보아빠이지만 동의하는 지점을 발견하면 숨은 동지라도 찾은양 힘을 얻기도 합니다.
“우선, 나는 ‘안 돼’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므로, 안 되는 것을 ‘된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해서 아이들의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p.68)
아이들을 일찍 재우기 위해 시작했지만 어둠 속에서 아이들을 환상세계로 이끄는 ‘갓 지어낸 이야기’들(<환상세계로 들어가는 열차>),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지루한 실천이 없이는 쓸 수 없었을 ‘밥 먹이기’, ‘목욕시키기’, ‘양치질하기’와 같은 소재들(<차원 바꾸기 놀이>, <아빠의 물건>)을 읽을 때는 저와 아이들 사이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상들을 떠올리며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