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징비록(14) 2부. 성역에 눈 뜨다 08. 결국 실패한 8.31 대책
08. 결국 실패한 8.31 대책
8.31대책이 발표되었다. H 경제부총리는 호기롭게 부동산 투기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경제 관료중 해결사로 알려진 K 차관보는 각종 설명회에서 부동산 투기는 불가능하다고 반복적으로 홍보했다. 세제를 강화했고 중단되었던 판교에 더해 송파 신도시를 개발하는 등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8.31대책을 만들기 위해 정부는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간담회에 이어 부동산 정책 당정협의가 8차례에 걸쳐 열렸다. 당정청의 고위 관계자가 매주 회의 끝에 만들어낸 대책이니 정부가 발표한 대책 중에서는 가장 준비를 많이 한 정책에 속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청와대 경제보좌관 주재로 정부의 관련 부처가 망라된 대규모 실무기획단도 꾸려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책이니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 보였다.
경제부총리가 대책을 발표하는 순간 경실련은 8.31대책으로는 집값 폭등을 억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부실한 정책을 발표한 경제팀을 전면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사실 정부가 총력을 다해 만든 정책이 발표된 날, 그 대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예측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오랫동안 부동산 정책에 대해 합리적 비판을 해 왔던 시민단체가 한 순간에 신뢰를 잃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 경실련 내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정부가 종합세트 방식의 대책을 발표했으니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했던 K 위원은 후분양제도나 분양원가 공개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다시 격분했다. 보유세 강화를 주장했던 J교수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다소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나는 금융쪽 대책이 빠졌기 때문에 효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