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이해하기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메리 오닐 · 메리 오닐
2024/03/19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를 이해하기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어렵다. 사랑이란 범주에 이해가 포함되는 거라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랑은 가슴이 하는 일이고 이해는 머리가 하는 일이라 여겨서다. 가강 가까운 가족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 중 하나다. 도무지 모르겠다. 왜 그러고 사는지 말이다. 당신들의 삶을 강요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독립된 존재로 보고 거리를 두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그게 참 안된다. 내 핏줄, 내 부모, 내 형제, 나와 떼어낼 수 없는 존재라 어쩔 수 없다. 그러니 한평생 빨치산으로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아버지를 이해하는 일, 당연 불가능해 보인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정지아의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그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와 함께 살아온 이들, 그들이 겪은 세상이다. 


아버지 ‘고상욱’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구례로 내려온 딸 ‘고아리’. 장례식장에서 죽은 아버지와 보내는 짧은 시간, 그곳으로 모여든 이들이 아버지가 살아온 삶의 증인이자 역사였다. 이름도 낯선 이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아버지의 죽음에 한달음 달려온다. 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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