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의사 연락 안된다” 중앙대병원의 들통난 거짓말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의 비밀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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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그날의 순진한 믿음이 모든 고통의 시작이었을까. 밤마다 불을 끄고 누우면 어김없이 머릿속에 의문이 밀려왔다. 한참을 뒤척여도 답은 생각나지 않았다. 대신 그날의 진료실 풍경과 의사의 태연한 말만 다시 떠올랐다.

“시험관 시술을 하면 종종 혈액형 돌연변이로 부모와 다른 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납니다. 하나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우리 장도윤(가명), 두 분 아들 맞잖아요!”

자신과 아내의 혈액형은 모두 B형인데, 시험관 시술로 태어나 벌써 다섯 살이 된 아들은 A형이라니. 부부가 모두 B형이라면 자녀의 혈액형은 B형 또는 O형인 게 일반적이다. 시술 책임자였던 이상훈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002년 어느 날, 장현수(가명) 씨와 아내 김연희(가명) 씨를 불러 저렇게 말했다.

바보처럼 저 말을 믿었다니…. 밤새 자책하다보면 어느새 아침이었다.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야 한다며 다짐하고 아침상 앞에 앉으면, 이번엔 억울함과 분함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아니, 대학병원 의사가 하는 말을 의심하는 환자가 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어? 더군다나 우리 부부에게 소중한 아이들을 선물해주신 고마운 분인데. 그런데… 이게 다 나와 아내 책임이라고?’

자책의 밤과 원망의 아침이 반복되는 나날.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오늘도 식사는 포기. 장현수 씨의 몸무게는 순식간에 10kg이 빠졌다.
셜록의 카메라 앞에 앉은 장현수(가명) 씨. 그가 자책의 밤과 원망의 아침을 반복한 건 ‘배신감’ 때문이었다. ⓒ셜록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아들 장도윤(당시 25세)의 유전자가 아버지인 자신과 일치하는 게 없다는 결과를 안 2022년 7월 29일부터 일상은 지옥이 됐다. 갑자기 아들이 싫어진 게 아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25년간 이어진 부모-자식 관계를 무너뜨릴 리 없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상훈 교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상훈 교수는 종적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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