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친미'하는 그럴 듯한 이유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9/29
조선은 처음부터 명나라를 황제국으로 섬겼다. 다소 부조리한 일이 있어도 되도록 참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명나라는 아직 정체성이 불분명했던 신생국 조선을 심각하게 의심했다. 명나라는 말, 매, 여자, 음식 등 온갖 것을 조공으로 요구하며 충성도 테스트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시간이 흐르면서 누그러진다. 명나라는 천명을 받드는 제국, 하늘 아래 첫째 역할을 맡고 있었고, 조선은 그런 명나라의 제후국이었지만, 둘의 관계는 생각보다 종속적이지는 않았다. 

최근 역사학자들은 종속의 대명사로 통하는 '조공'이 마냥 종속적인 일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까다로운 격식을 요구했지만, 결국 제후국이 이득을 보는 무역과 같았다는 의미다. 그 외에도, 명나라는 천하에 유일무이한 황제국이었지만, 조선이 '태정태세문단세' 등 황제와 어울리는 묘호를 써도 간섭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이 아니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랐던 탓인지, 아테네는 명나라처럼 관대하지 않았다. 아테네는 민주주의에서 우러나오는 결속력과 경제력으로 페르시아 제국의 공격을 받아쳤다. 그 뒤로 주변 그리스계 도시국가들을 통합하는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되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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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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