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수 · 소설가 지망생
2023/03/20
여성은 역사적으로 억압받아 왔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민주주의의 시작점이었던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여성은 참정권이 없었으며, 프랑스 혁명에서도 여성은 시민에 포함되지 못했다. 자유의 나라 미국에서도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1920년으로, 한 세기가 겨우 지났을 뿐이다. 정치 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농업 사회에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근력으로 노동력이 작았던 여성은 생산력 측면에서 남성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고, 여성만 할 수 있는 출생이 그들이 가지는 가장 큰 가치가 되었다. 그로부터 이어진 가부장제에서는 경제 활동은 남성이, 출생, 육아, 집안일은 여성이 도맡아 하는 성별에 의한 분업이 발생했고 자연스레 경제권에 대해 남성이 많은 권한을 가졌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힘들었고, 물리적인 약자라는 사실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다. 이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부정한다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는 억압받았던 여성을 보호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 여성 권익 증진은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설립 목적 및 주요 업무 항목의 첫 번째 줄에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가족부의 폐지는 억압받던 여성 권익 증진을 도모하는 보루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폐지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2022년 기준으로 여성가족부에 편성된 예산은 1조 4650억 원이다. 그중 여성, 성 평등에 관한 예산이 1055억 원, 권익에 관한 예산이 1352억 원, 청소년에 관한 예산이 2716억 원, 마지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족 부분 예산이 9063억 원이다. 당장에 여성가족부가 사라진다면 위기 청소년 특별 지원이 사라지고, 청소년쉼터는 문을 닫을 것이며, 여성 청소년에게 지원되는 생리용품도 더는 지원되지 않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도 노동부에서 진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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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학생입니다. 철학과 문학을 좋아합니다. 사람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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