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도시, 행복 도시(Happy City)!

미르
미르 · 도시 커뮤니케이터, 도시전략 디자이너
2023/09/14
 1991년 오클라호마시티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가져오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유지관리기지 유치경쟁에서 인디애나폴리스에 패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만을 위한 특별 금융혜택과 대규모 시설투자 등을 내세우며 유치경쟁에 승리를 확신했던 오클라호마시티 행정부는 충격에 빠졌다. 유나이티드는 회사의 결정이 보조금 패키지와 관련이 없으며, 직원들이 오클라호마시티와 같은 황량한 곳에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거절이유를 밝혔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2019년 120조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드는 SK하이닉스를 유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종 선택지는 경기도 용인이었다. 이유는 인력수급의 용이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주여건이었다. 도시의 고민이 깊어진다.

삶의 질이 높이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도시계획전문가 찰스 몽고메리(Charles Montgomery)는 그의 저서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에서 공공보건, 심리학, 행동경제, 신경과학, 사회학, 건축학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설계한 ‘Happy City(행복 도시)’를 제시한다. 그는 행복 도시를 ‘모든 사람이 친구, 가족, 낯선 사람과 인생에 의미가 있는 유대를 맺고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도시’라고 말하고, ‘걷기 좋은 도시’를 행복 도시의 가장 필수 요소로 규정하였다. ‘행복 도시’는 스마트시티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찰스 몽고메리,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2017)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도시 기능을 전산화하거나 최첨단 기술을 실험하는 경연장이 아니라, 도시의 존재 이유와 시민 삶의 양식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발전해 왔다. 오늘날 세계의 모든 도시는 자기 수준에 맞는 저마다의 스마트시티를 ‘선택’한다. 선택의 기준은 도시가 채택하는 통치(거버넌스) 양식과, 혁신경제 수준에서 결정된다. 어떤 스마트시티이냐와는 상관없이 스마트시티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도시가 지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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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인간의 위치와 관점을 디자인하고 설명한다. 디지털 산업정책, 기업 성장설계, 새로운 사회혁신, 시민과 데이터 중심 스마트시티, 당사자주도 리빙랩 등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를 위한 이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기획한다. 기술경영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제3섹터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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