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이 아니다

김형찬
2023/10/18

흔히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말한다. 음양론의 관점에서 ‘음’에 속하는 여성은 추운 겨울(음)에서 따듯한 봄(양)으로 변하는 시기에 몸과 마음이 더 부대끼고, 반대로 ‘양’에 속하는 남성은 뜨거운 여름(양)에서 서늘한 가을(음)로의 변화가 힘들다고 본 것이다. 한때 트렌치코트의 옷깃을 한껏 올리고 가을 나무 아래서, “시몬, 너는 좋으냐?”며 세상 고독한 표정을 짓는 중년남성을 가을의 대명사로 묘사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남성이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드는 기분이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는 성별과는 무관한 일일 것이다. 
   
봄과 가을처럼 계절의 변화가 크게 일어날 때 힘든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몸과 마음의 관성 때문일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인간은 늘 외부와 소통하는 존재다. 온도와 습도의 변화 바람과 일조량 등. 외부환경에 맞춰 우리 몸과 마음은 생존에 적합한 상태로 자신을 세팅한다. 이 과정은 매일 발생하지만, 같은 계절 동안은 비교적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된다. 하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또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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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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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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