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은 채식주의자]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하는 교사들
2023/04/13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데 뒤쪽 화단에서 푸드덕 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무언가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비둘기였다.
화단의 흙밭에서 날갯짓을 하던 그는 금세 바닥으로 떨어졌다. 자세히 보니 어떤 사연인지 몰라도 배가 땅에 닿아 있고 두 다리도 늘어진 채였다. 다시 날기 위해 날개를 힘차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날갯죽지가 바닥에 닿아 뽀얀 먼지만 일으킬 뿐이었다. ‘날갯짓이 힘이 있어 보이는데 날 수 없나?’ 얼른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새는 두 다리가 땅을 차는 힘이 더해져야 비행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작은 새를 바라보다가 일단 병원 진료를 다녀왔다. 어느덧 밖이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해가 지자 기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집에 가버린다면 저 새는 아마 오늘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새를 무서워하는 편이라 맨 손으로 잡을 재간은 없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가족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작은 새를 두 손으로 안아 옮기던 가족은 ‘제비 다리를 고쳐 준 흥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주변 동물 병원을 검색해 전화했지만 다들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 진료만 본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새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있던 고양이 케이지 안에 새를 넣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