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 맛집 외교의 맥락

김민하
김민하 인증된 계정 · 정치병연구소장
2023/03/15
월요일 오후에 본 한일정상회담 관련 기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여행 중에 인상 깊었던 식당에서 단 둘이 2차를 하는 걸로 양국 정상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였다. 2차니까 이자까야나 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또 한 잔 하시는구만. 양국 정상이 짠~을 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광경을 상상하면서...

근데 요미우리 등의 보도에 의하면 그 식당은 렌가테이라는 돈가스 오므라이스 맛집이라는 것이다(타베로그의 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 가게도 술안주가 될만한 것을 팔고 있긴 한데, 일본 언론은 '오므라이스'를 콕 집어서 얘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므라이스에 감명받은 사연을 캐치해서 준비했다고 한다.

어떤 분들은 이게 막 어떤 굴욕적 메시지라며 비분강개하는 모습이다. 가령 돈가스는 외세의 강려크함에 놀란 메이지 천황이 그동안 멀리해 온 육식을 장려하는 과정에서 대중화됐다라는 설 같은 게 언급된다. 이 가게는 현대 일본식 돈가스의 형태를 창안하였다고도 한다. 그 외에도 여러 메시지의 해석이 제기가 되는데, 저는 그렇게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제가 의문인 거는, 보통 양국 정상이 만난다고 하면 1차는 뭔가 나름의 의미가 담긴 식사를 하고 2차는 차를 마시거나 아니면 어디 구경을 가거나 하지 않는가? 1, 2차에 다 식사를 하는 일정은 일반적이지 않은데, 왜인가? 저는 이게 궁금하다. 일본 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면 호스트인 일본이 다 알아서 준비했다는 식인데, 의전이라는 게 그렇게 굴러가겠는가. 서로 프로토콜 맞춰가지고 하는 거지. 한끼에 밥을 두 번 먹는 이런 일정은 왜 나온 건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만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정말 큰 성과가 나고 양국 간의 응어리가 다 풀리는 그러한 일이 있다고 하면 양 정상이 어디서 무슨 식사를 하든 어떤 논란도 없을 것...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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