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트레킹 2] 여수, 마음껏 걸어보자

유건식
유건식 · OTT 연구 & 남한산성 산책
2024/03/15
@여수시

걸으면 왜 좋은가?
   
특정한 장소를 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 전체를 보는 방법이 좋을 때도 있다. 페루에 있는 벌새, 콘도르 등의 나스카 지상화가 그렇다. 개미처럼 바닥에 붙어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도마뱀은 고속도로를 내면서 꼬리가 잘렸다.
걸어야 보일 때도 많다. 천천히 걸으며 눈으로 본다면 자동차를 타고 갈 때와 달리 뭔가 새로움이 눈에 띈다. 나태주 시인도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다. 레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에서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는 일은 마음을 두루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한다.”고 했다.1) 교육학자 낸시 프레이(Nancy Frey)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순례자가 걷기 시작하는 순간 세계를 느끼는 방식 몇 가지가 한꺼번에 변하는데, 그 변화는 여정 내내 이어진다. 시간 감각이 바뀌고, 오감이 예민해지고, 자기 몸과 자기 몸을 둘러싼 자연경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긴다."고 말했다.2) 걷지 않고는 자세히 볼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걷기를 좋아한다.
   
걷기가 자유로워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770년대 이후에서야 지식인들이나 시인들이 사유지가 아닌 길을 취미 삼아 걷기 시작하였고, 18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도보 여행이 여행 방식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의 위대한 시인 월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가 이 부분에 절대적으로 기여하여 시골길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3)
   
히포크라테스는 걷기가 가장 좋은 약이라고 했고, 로버트 버턴(Robert Burton)은 『우울의 해부』에서 걷기를 움직이는 최고의 우울증 치료제라고 말했다. 1830년 9월 15일 최초의 증기 기관차가 나오면서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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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프로듀서, The Good Doctor(굿닥터 미국 버전) 프로듀서, KBS America 사장,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등의 경력을 갖고 드라마 산업과 넷플릭스 등의 OTT에 대해 글과 책을 쓰고 있고, 남한산성을 걷다를 출간, 여행도서에도 관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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