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1/11/16


1. 마이클 영이 지금의 한국에 온다면

능력주의 제멋대로 쓰면 마이클 영이 이놈한다!


능력주의란 뭘까요? 우리 사회에서 정당화되고 있는 능력주의는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능력, 노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 시스템". 따라서 내가 보상을 받았다면 그것은 내 능력 혹은 노력에 의해서이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것이죠. 아니, 요즘 말로 하면 '공정'한 거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역시 능력주의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에 대한 지적을 받으니까 한 인터뷰에서 '능력과 경쟁이라는 시장지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라는 질문에 '그러면 실제로 능력주의가 아닌 대안은 뭐가 있느냐'는 반문을 합니다. 그만큼 본인의 능력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 공정한 것이고 상식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능력주의를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단어를 널리 알려지게 만든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Michael Young)은 애초에 이 단어를 '능력지상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즉, 능력에 의한 자원의 분배만이 공정한 분배라고 믿는 인식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각 개인이 가진 유리함의 차이를 무시합니다.

또한 스티븐 J. 맥나미(Stephen J. Mcnamee)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능력주의는 허구다>(2015)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소득수준에 비례하여 교육의 혜택을 누리며, 고소득층일수록 부모가 자녀의 학교교육에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한다고 지적한다. 능력이 계층 이동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능력과 무관한 '비능력적 요인'이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성취, 대학 진학 및 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줍니다(근데 놀라운 사실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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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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