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아요
2022/11/18
지난여름 제주도 서귀포로 휴가를 다녀왔어요. 각기 개성이 다른 동네책방들이 제주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는 이야길 듣고 숙소 근처 동네책방을 찾아봤고, 그렇게 로컬콘텐츠그룹 이마고에서 운영하는 북살롱이마고 제주아카이브센터를 다녀왔습니다. 북살롱이마고는 동네책방이자 제주 관련 콘텐츠 책과 영상을 아카이빙하고 전시하는 공간이었는데요, 그 덕분에 책뿐만 아니라 제주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책방에 앉아 읽은 책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발행한 <더 스토리: 제주의 사회적경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네, 제가 찾은 동네책방이 바로 <더 스토리>를 편집&디자인한 로컬콘텐츠그룹 이마고에서 운영하는 곳이었거든요!
성공한 이야기 말고요...
성공한 이야기 말고요...
사회적경제기업가 13명의 인터뷰를 한데 모은 책 <더 스토리>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의 생각과 포부, 고민을 각자 다른 삶의 궤적 속에서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무조리실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14년 시작한 무조리실은 2016년 협동조합을 설립합니다. 요리를 통해 자연과 사람, 지역이 상생하는 식생활 문화, 경제를 만들어가려 한 무조리실협동조합은 협동식당, 도시락형케이터링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오다 올해 2월 3일 청산종결합니다.
*'무조리실'은 無정형·無공간·無경계의 부엌을 뜻하는 말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음식으로 가족을 먹여 살린 주방의 일상 요리를 보다 가치 있는 식생활 문화로 전환하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성공한 사례를 이야기하는 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그 반대되는 이야기는 듣기가 어려워요. 일을 하다 보면 폐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잘 될 수는 없으니까요.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는 이야기, 시작하고 또 문을 닫는 이야기, 듣기 좋게 편집된 긍정적인 측면의 이면에 어떤 현실적인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는지를 풀어낸 이야기, 그런 이야기야말로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