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멸망
2023/01/21
세계적으로도 한국만큼 수도에 인구가 집중된 나라는 몇 없다. 정부청사를 세종에 이전하며 정부는 지방 분권화를 노리고 있지만 젊은층이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건 여전하다. 게다가 젊은층 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의 국민이 그러하다. 서울에 살고자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난 기피현상에 가깝다. 지방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가난할수록 서울에 사는 것이 여러 모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인프라라는 것은 인구의 밀집으로 유지된다.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인구가 많을 수록 대중교통의 가격과 접근성이 좋은 사회기반 시설 이용이 만족스럽게 충족된다. 다만 유일한 문제는 미쳐 날뛰는 서울의 집값이다.
오직 집값이 문제일까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그 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울을 떠나 지역사회로 이동한다고 해서 집값이 월등히 싼 것도 아니다. 그나마 괜찮은 집을 구하면 월세를 기준으로 5-10만원 차이이고, 보증금이 많이 줄어들기는 한다. 서울과 가까운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이라 불리우는 경기 지방은 서울과 값이 같다고 보아야하고, 부산까지 넘어가면 그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거다. 반대로 특수한 지역도 있다. 제주도의 경우엔 서울과 집값이 비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세컨드 하우스를 노리는 사람과 제주살이에 대한 동경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있으나 높은 물가와 나쁜 인프라를 생각하면 얼토당토 않은 가격이다.(최근에는 많이 떨어진 게 느껴진다.)
엇비슷한 수준의 세를 집에 쏟을 요량이라면 사람들은 서울에 살기를 원한다. 어째서일까. 첫째로는 문화생활의 차이라고 본다. 대표적인 전시들은 광역시까지 커버를 하지만, 거의 모든 전시와 여타 문화 예술계의 활동은 주로 서울에서 이루어진다. 아무리 천대받는 게 예술이라 할지언정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을 아낀다. 어딘가를 가더라도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란 대단한 힘을 지니고 있다. 밀집으로 인해 생기는...